♡나른한 일상의 하루..
마음을 추스리며...
cecil-e
2005. 9. 20. 03:24

어젠 정말..
쓸쓸한 추석이었는데...
내 아이는 자신의 꿈을 향해
먼 길을 떠났다.
아이가 들어가는 문은 가볍게 닫혔는데..
내 마음은 너무나 무겁게 내려앉아서
돌아오는 길 내내 펑펑 울었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도,
하늘거리는 바람도,
파아란 하늘도 그저... 공허했다.
잡히지 않는 공기들까지
너무 습하고 쓸쓸해서
꿈을 꾸는 듯 했었다.
돌아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나른히 누워있었다.
그이는 수지랑 아이 방을 치우며
정리를 했고, 나는 멍청히 앉아
거실에 놓여진 노트북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다.
그이랑 예지 생일이 같은 날이라
저녁 미사드리고 걸어오는 내내
묵주기도를 하며 케잌을 사려했지만
모두 닫혀있었다.
어둠에 가려진 달이 구름속으로 자꾸만 숨었다.
'우리 예지는 비행기안이겠구나...'
못해준 것만 생각나 자꾸가슴이 그렁그렁 해져서
빨리 잠을 자고 싶었다.
긴장이 풀어져서인지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그이와 수지는 헝크러진 실타래풀듯
마주보고 앉아 열심히 예지방을 치웠다.
난 으슬으슬 추워서 코드를 올리고 땀을 내며
내 방으로 먼저 들어가 잤다.
꿈을 꾸다가 깬 아침...
예지방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나 깨끗이 정돈 된 방..
빈 책장과 노트북이 예쁘게 앉아있어서
나는 미루던 책정리를 시작했다.
허리가 휘도록 일하고나니 저녁이다.
정말 종일 우리 셋은 이사 온 짐 정리 하듯 가을 대청소를 했다.
예지전화를 기다리느라 엄마집도 가지 못했고
엄마는 내 마음이 쓸쓸할까봐
젖은 목소리로 여러 번 전화를 주셨다.
'엄마아~'
엄마가 얼마나 쓸쓸했을지 이제서야 알았으니...
아이에게 당부의 글을 쓰면서 그래도 다행인것은
아이가 좋아하는 토란국과 갈비찜을 해먹이고
오이무침과 동치미,깍두기담는 법도 알려준 것..
겨우 며칠을 그렇게 보내고...
그저 지나고난 시간들이 아쉽고, 미안하고 아픈데..
잘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고나니
하늘을 나는 듯 기쁘다.
함께 걱정해주는 이들이 있어 따스하고 고맙고...
무사히 학교에 가서 오리엔테이션까지
했다니 대견하기도 하다.
어수선하던 방이 정리가 되어 개운하다.
그이도 쉬면서 일만 해서 많이 미안하다.
이제 푹~자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지...
모든 걸 주님께 모두 맏긴다.
모두모두...감사하고~
모든 것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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