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박수근미술관을 가며...(3)

cecil-e 2005. 6. 19. 00:45


하늘은 어찌나 맑던지...
차를 주택가 아파트단지에 세우고
걸어내려가다 만난 초록지붕...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




낡은 대문앞에 겨우 땅에 뿌리를 두고 핀 이 꽃...
꽃잎이 잘려나간 봉숭아...
타이어속에 집을 짓고 사는 얘들..예쁘기도 하지...
오랜만에 만난 연탄...여름인데 너희들 어쩌누~




그가 모델로 그렸던 나무를 만나러 가보자...




'아~ 이 나무구나..한번 안아 봐야지...'




이 나무가 '미선나무'라는데...꽃잎이 나비처럼 예뻤어



그리고 달려 오는데 기원이 전화를 받았지..
'꼭 금실국수에서 메밀국수랑 메밀묵을 먹고 가야 한다고...'
고향에 가면 늘 오빠처럼 챙겨주는 친구..
'정말 고맙다~ 네가 있어서 이 친구들이
나를 얼마나 부러워 했는지 아니?
은하도 들렀다 가라고 했는데 바빠서 그만...
7월엔 고야먹으러 또 갈거야~'
그땐 선물이라도 들고 가야겠다..


우리들은 홍천길로 오다가 기원이가 사준
메밀묵으로 배를 불리고 그릇을 깨끗이 비웠지..
푸짐히 하나씩 포장해 준 묵을 각자 손에
배급받듯이 받아들고 웃고 있는데..^^
하이트 캔 맥주 공장에서 갖고 왔다며
한 상자를 트렁크에 덥썩 내려놓던 친구..
모두 룰루~하며 서울을 향해 달려 왔어...

은하와 순옥이...
또 다른 친구들을 못보고 와서 서운치만..
즐거운 하루의 나들이...
참 행복했다.~


압구정에 내려 나눠들고
휘청대며 들어와 그대로 쓰러진 날~
언제 또 가보겠어...
정말정말 꿈같이 다녀 온 하루였어..
그날의 하루는 잠도 어찌나 달던지...

그의 작품은 아이들과 만나며 더 친숙했는데
가난했던 그가 작품을 갖고 있지 못하고 학비마련위해
팔아버려 기증을 받아야만 그의 미술관이 꽉~ 찰것 같은데...
많은 대작을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그의 흔적들과 삽화에 담긴 애잔한 일상들을 만나고 와서
그래도 너무 좋았지..
많이 활성화되어
주말이면 그를 보러 가느라 그 길이 꽉꽉! 막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