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봄날 오후에...

cecil-e 2013. 4. 19. 01:30











































지난 주까진
하루에 다녀간 사계절로
어깨를 움츠리며 종종거렸다.

한껏 뽐내며 겨우 웃고 있는
목련을 보면서
나도 같이 해해거리기도 전에
찬바람이 지나가고,
봄눈을 맞은 녀석들
얼마나 놀랐을까 싶어
가슴 밑바닥에서
부걱부걱 올라오는 그리움들을
챙길 새 없이
먼산바라기만 했다.


잠깐 다녀가는 봄을
이렇게 놓칠 수는 없어
오후엔 동무와 거닐었다.

목련길도 거닐고
수런거리는 벚꽃이 걸려있는
하늘을 한참을 올려다보며
내 가슴은 몰캉몰캉해졌다.

잠깐이었지만
분홍 물들인 오후

'녀석들이
주말까지 버텨주려나?'

한 번씩 휘릭 지나가는
바람이 화르르 꽃 비를 자꾸만 날리는데...
나는 입술 깨물며 바라봐야지.
비와 바람이 햇살 너머에서
쉬엄쉬엄 머츰거리기를.

그리운 날
또 그리워질 봄날
봄날은 이렇게 가고.
나는,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