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비..비가 내리신다...

cecil-e 2012. 6. 30. 03:27





아!
밤새 빗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노래를 찾아 듣다가 해야할 것들을
그대로 정지시키고 미뤘다.
며칠 충실히 살았으니...
지금 이 시간은 그러고 싶다.
그러고 싶을 때가 있다.
내일은 늦잠을 잘 것이고..
오후 즈음에 일어나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갈 것이다.
비가 그친다면 오랜만에 숲을 거닐며
초록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것이고,
주말에 내린다는 비가 진행형이면
슬리퍼를 신고 찰박찰박 비를 들이며
젖어보기도 하리라.








일주일을 보내면서 생각지도 않았던 일들이
천천히, 놀랍게, 감동으로, 서걱거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들을 다 데려다 놓아도
부족한 것처럼 그렇게 다양한 느낌으로
내게 다녀갔다.
그분이 하시는 작업들이 누구를 통해서든
설렘과 감동으로 날마다 다녀감에
난 그냥그냥 이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로...
낮게 부는 바람처럼 은총의 단비를 늘 맞고 있었다.

보나수녀님을 통해 아프리카성경필사
자비의 예수님성화와,기도시디, 메달
파우스티나성녀를,필립보네리 신부님과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묵상의 시간을 늘리고 그분과 함께 하는 시간에
젖을 수 있음이 얼마나 큰 은총의 시간인가.
그분은 또 다른 작업을 하시는 중이시다.
꽃을 피우시고 향기를 내시고 오늘 그 향기에
젖으면서 놀라웠다.







보랏빛 바이올렛이 내게로 왔다.
옹기종기 내 곁에 있었던 내 사랑이었는데..
얼마나 그리웠는데..
잠시 바빠서
잠시 다르게 사느라 잊고있었는데...
가슴이 울컥했다.
혜화에서 고마운 친구들을 만나 저녁을 먹고
집으로 데려오면서 첫만남이 생각났다.
이파리하나로 풍성한 가족을 만들어냈던 그 순간을..
그리운 이들이 스쳐지나갔다.








비가 밤새 내리실 모양이다.
비를 너무 좋아하는 친구는 어디 있을까?
비 내음을 맡느라 창문을 열고 그대로 젖던
내 동무였는데...
기지배, 보고 싶다.
오늘 친구가 이사도 하는데 거긴 비가 안 오려나?

열린 창문에 앉아있는 바이올렛에게
말 걸어주고 저 빗소리를 들으며 자야겠다.
즐겨 부르던 이 노래
모두 잠든 시간에 흥얼대며 들으니
좋다.
그녀의 목소리로 들으니
더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