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긴 하루..
cecil-e
2012. 1. 11. 01:34

새벽부터 시작된 두통
약도 필요 없었다.
신경성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자꾸만 기분도 가라앉았다.
기도하고 베개에 머리를 처박고
잠을 청해도 휑한 바람만 서걱거렸다.
머릿속에 몇몇이 떠오르긴 했지만...
혼자 그렇게 있어야 했다.
곰배령을 보면서 시작부터 끝까지
왜 그렇게 가슴이 먹먹했는지 모른다
아이들을 보면서 나와 내 아이들이
장면장면에서 지나갔다.
그래서였나
그냥 울었다.
한참을 울고 나니
시원했다.
요즘은 날마다 운다.
슬퍼서도 아닌데...
나의 이 생각들에 떠오르는 친구와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하는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존재감
묵주를 돌리고
욥기서를 쓰고 있을 때
어수선한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이가 보내준 문자는 그분의 소리처럼
나를 달래주었다.
긴 하루
온통 먹구름이었던 어제는 그렇게 지나갔다.
.
.
.
서너 시간 눈을 붙이고
혜화 민토로 달려갔다.
계단을 오르며 나무 액자에서 웃고 있는
빨간 머리 앤을 보면서
가슴이 뛰었다.
행복해졌다.
2주 만의 만남
따뜻한 카푸치노를 마시며
서로가 서로에게 깨달음을 준 시간
우린 같은 생각으로 함께 공유할 수 있음이 좋았다.
피스타치오와 베리베리를 먹으며
잠시 더 머물던 창가
오후 몇 시간의 외출은 어제 젖었던
마음을 노랗게 말려줬다.
집으로 달려와
아이들과 만두를 쪄먹고
목도리를 칭칭 감고 나왔다.
다시
욥기서를 쓴다.
또박또박..
울고 싶음 울고
웃고 싶음 웃으며
날마다
내게 불어오는 바람
그 바람이
나를 잘 지나가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