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눈이 내리고...

cecil-e 2011. 12. 24. 01:53




눈이 내린다.
내겐 두 번째 내리는 눈.
목도리를 눈만 내놓고 칭칭 감았다.
그리곤
웅승그리며 꽁꽁 언 아스팔트를 걸었다.
거리를 적시는 캐럴이 낯설지만
난 바삐 귓불에 흐르는 노래를 들으며
그냥그냥 가슴이 조금씩 젖었다.
비를 맞은 것처럼….

깨어 있는 하루가 어둠으로 시작되고
불빛 아래 앉아 나만의 시간여행을 한다.
시간을 빨리 보내야 웃을 수 있겠지만
까르페 디엠! 은 여전히 내겐 진행형이다.

다른 길을 거닐다 만났던 바람 소리를
언제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바람 소리 안에서 들려왔던 음성을 잊지 못한다.
사는 동안 내가 원치 않는 말을 해야 하고
원하지 않는 행동도 해야 하는 것이
참 이상하고 허하지만….
이젠 안다.
그게 살아가는 것임을.

수녀님이 건네주신 책 속에서
머릿속을 반짝이게 한 것은
'그분이 바라시는 것은 나도 바란다.'라는 거와
그저 그저 치열하게 해내야 하는 일에
얼만큼의 열정이 필요한가를 생각했다.
나의 몫은 항상 내가 해야 하고
내가 느껴야 하는 것임을….
그 누구도 내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소통이 안 될 때는 침묵이 가장
적당한 해결책임을….

크리스마스이브!
영훈이 결혼식.
머리를 꽝! 하고 맞은 듯한
신부님 소식….
괜찮으리라
정말 괜찮으리라.

두봉 주교님이 들려주신 강의 속에서
소녀가 받아들인 것처럼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나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다.

바쁜 일주일이 또 간다.
걱정하고 무거웠던 건강검진을 끝냈고
송년 포럼도 잘 마무리하고
새해 계획도 세웠고
프로그램도 짰다.
하나 둘
밀렸던 일을 하고 나니 결과가 어찌됐든
개운하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난 과정을 더 중요시하니까..

감사하는 날들
빨리 가면 좋은 시간이겠지만
천천히 내게 찾아오는 바람 소리를 반갑게 만날 것이다.
오늘처럼
내일도 그렇게

그분과 함께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하루에
나와 함께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을 위해서도 기도하듯이
날마다 순간마다 감사하리라.





...Evening song / Tatiana Deriy



지극히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 중의 평화로다!

아름다운 별이여!

찬란한 샛별이여!

새로 나신 아기에수여!

주를 찬미하나이다!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