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와 시의 숲...
좀 안아 줄래요?
cecil-e
2009. 9. 21. 01:24

그리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뚝뚝 눈물 방울 흘리며 지낸 하루였습니다.
내 머리 보다 가슴이 먼저 알고
나보다 더 아프다며 위로해주는 하루였습니다.
그대를 생각하면 그냥 아픕니다.
주는 것보다 줄것이 언제나 빚처럼 남아 나는 아픕니다.
멀리 있어 더더욱 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 나는 아픕니다.
당신에게 늘 받기만 할 땐 미처 그걸 몰랐습니다.
하늘 닮은 당신 하늘로 가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사랑도 받으면 빚이 된다는걸...
너무 늦게서야 알아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대가 날 슬프게 할 수도 있다는 걸...
그 빚을 지금 내가 다 감내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잃어 버려 새벽 한기의 싸늘함을 느끼는 것도
내가 평생 지고 가야 할 짐으로 남았고
시도때도 없이 불퉁거리는 마음에 불쑥뿔쑥 고개를 내미는 눈물도
내가 안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
거두지 못해 남겨진 고운 미소는 아직 내 곁에 있습니다.
뭐가 그리 급해, 무슨 미련 있다고, 여기 남겨 두고 갔는지...
별 하나 찾아 보기 위해 하늘 올려다 보고 있는 이 새벽에..
그리움 만큼이나 내 가슴이 공허로 채워 지는것은
당신에게 다 주지 못한 빚이 남아 있어 그런가 봅니다.

좀 안아 줄래요? 슬퍼서 그래요..
저는 슬픔을 잘 견디지 못해요..
사람들은 모두다 슬픔을 잘 참는것 같아요..
어떻게 그들처럼 슬픔에 아랑곳 하지 않고 살아갈수 있죠?
슬퍼도 일을하고, 먹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러다 보면 슬픔이 사라지기도 한다면서요?
... 은희경『그것은 꿈이었을까』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