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보고,읽고..

부디 잘 가세요..

cecil-e 2009. 5. 30. 13:57




제가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을때
많은분들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라 그렇게 축복을 해주었습니다
그때 대답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보니까 불행하게도 불안한 예측이 맞아서
아무도 저를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말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되라
이렇게 요새는 그렇게 이야기 합니다
아니면 역사는 평가할 것이다. 위로해줍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에게 한 약속
그리고 이 시대가 저에게 부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다 할것입니다
여러분 오늘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연민의 실타래와 분노의 불덩어리를 품었던 사람
모두가 이로움을 좇을 때 홀로 의로움을 따랐던 사람
시대가 짐지운 운명을 거절하지 않고
자기자신 밖에는 가진 것 없이도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던 사람
그가 떠났다
스무 길 아래 바위덩이 온 몸으로 때려
뼈가 부서지고 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껴안고
한 아내의 남편
딸 아들의 아버지
아이들의 할아버지
나라의 대통령
그 모두의 존엄을 지켜낸 남자
그를 가슴에 묻는다
내게는 영원히 대통령일
세상에 단 하나였던 사람
그 사람
노무현




... solo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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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영결식장에 친구와 가려고 했는데
친구가 아팠고
저도 아팠지만 혼자라도 꼭 가야만했습니다.
서둘러 나가려다 넘어져 아픈 팔이 더 아팠지만
그래도 떠나시는 마지막 길..
편안히 가시라고 수많은 사람들속에 작은 점처럼
박혀있을지라도 서 있어야 겠단 생각으로
버스와 전철을 타고 경복궁역에 도착했습니다.

엄청난 인파속에 묻히면서 현희씨와 혜영씨를 만났고
그분이 가시는 길
뒤를 따라 걸으면서 기분이 참 이상했습니다.
믿기지 않는 역사의 현장에 서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내가 어찌 해야하는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뜨거운 햇살을 신문지로 가리고
노제를 보다가 숨이 막힐 것 같은 열기에
겨우 빠져나와 막걸리 한 잔씩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우리의 대통령님!
잘 가세요.
우리와 함께 우리의 소망을 이뤄주시려고
수고하셨던 당신!
당신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당신을 믿습니다.
당신의 떠나심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잘 가세요.
부디 평안히 쉬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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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석/부치지 않은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