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과 동화세상

오이도행 열차 / 홍종의

cecil-e 2009. 5. 1. 23:12
가장 노릇 5학년 다애의 성장통

【오이도행 열차 】 홍종의 글/ 이우창 그림/ 미래i아이 펴냄


초등학교 5학년인 다애는 학교에선
공부 잘하는 모범생 회장이고,
집에선 일 나가는 엄마를 대신해 동생을 돌보며
집안 일을 척척 해 내는 의젓한 딸이다.






사업 실패로 아빠가 집을 나간 이후
다애네는 지하 셋방으로 이사했다.
친구들이 학원 다니기 싫다고
투정부릴 때 학원 다닐 돈도,
시간도 없는 다애는
혼자서 이를 악물고 공부한다.

공부도 잘하고, 사는 형편도 넉넉한 친구들은
그런 다애의 속사정을 모른다.
일부러 거짓말을 한 건 아니지만
‘친구는 서로 비슷해야 한다.’는
세미의 말에 다애는 친구들의 오해를 모른 척한다.
개교기념일에 부모님 몰래
서울대공원으로 놀러가기로 하면서 사건은 터진다.
다애는 동생이 초등학교 입학할 때
가방을 사주려고 모으던
돼지 저금통을 털어 용돈을 마련한다.





서울대공원으로 가는 4호선 오이도행 열차안에서
행상을 하는 아빠를 본 다애는
친구들이 알까봐 서둘러 열차에서 내린다.

‘오이도행 열차’(홍종의 글, 이우창 그림, 미래i아이 펴냄)는
너무 일찍 삶의 무게를 짊어진 다애의 성장통을 그린다.

힘겨운 현실을 묵묵히 견뎌 내던 다애는
서울대공원 사건을 계기로
더이상 자신을 속이지 않기로 한다.
친구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편지를 쓰고,
엄마에게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털어 놓으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다애의 결단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작가는 다애와 세미의 감동적인 화해,
아빠와의 극적인 재회 같은
해피엔딩을 보여 주지는 않는다.
대신 누구에게나 삶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껏 살아가야 한다는
인생의 진리를 넌지시 들려준다. /9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