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봄날 오후~
cecil-e
2009. 2. 23. 23:34




글,곡 제클린
도서 『자운영 꽅밭에서 나는 울었네』(공선옥, 창비)
섬진강변 자운영 꽃밭 누워 있으면
학교에서 배운 노래 부르며 어린 내가 옵니다
집에 가면 배고프고 자운영은 아름다워
즐거운 노래 끝에 눈물 꽃 피어납니다.
싱그럽고 안타까운 오월 저녁 냄새는 울 엄마 냄새
구슬프게 울어쌓는 쑥국새소리는 울 엄마 소리
황량이 메마른 우리 집에도 뭔가 흐드러졌으면
온들에 피어 있는 자운영처럼
즐거이 노래 부를수록 눈물이 나는 건
자주구름 꽃밭이 너무 아름다워서일까요?
나 이 세상 떠난 그때 우리 아이들도
이 꽃밭에 얼굴을 묻고 제 아이들 몰래 울까요
가난한 제 어미와 함께 놀던 섬진강 가의 한 때,
꽃들과 함께 울었던 엄마가 못 견디게 그리워서요
오월의 들녘엔 불붙는 슬픔이 가난한 가슴 흔드네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
.
.





오늘은 따뜻했다.
창에 햇살이 가득 내려와
창문을 열고 오랜만에 재봉틀을 꺼냈다.
퀼트 가방에 청바지 천으로
주머니를 덧대고 귀여운 곰돌이를 붙였다.
그리고 선물을 받을 주인 이니셜을 몇 땀 훔쳤다.
좋아할까?
아님 어쩌지? 생각하면서-

서랍장에 포개어 있던 꽃무늬 천을 잘라
집에서 편하게 입을 원피스를 만들었다.
두루루 박아 만들어 입고 보니
면이 좋아 친구 꺼 하나 더 만들었더니
아주 예쁘게 맞는다.
친구가 좋아하니 기분도 좋다.
내일은 토분을 들고
친구랑 꽃시장에 다녀와야겠다.
칙칙한 겨울을 이제 보내고
집안 가득 봄을 들여야겠다.
노란 봄을 여기저기에~
그래야 또 아름다운 시작을 할 수 있겠지-
오늘은
그 봄날의 자운영 꽃밭이 많이 보고 싶고
그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