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상의 하루..
빗소리 들으며...
cecil-e
2008. 8. 2. 01:29

'대성당'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예지가 빌려 온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두 편을 읽었다.
단절과 자연스런 소통!
해피엔딩이 보여주는
낙관적 희망!
묵혀둔 공책에 메모하고
일기를 썼다.
수차례의 반성도 같이-
.
.
소시지와 만둣국으로
이른 저녁을 해결하고
다시 책을 잡는데 애들이 걷자고 했다.
운동부족이라 자꾸 몸이
고단하고 무기력한 것 같아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따라나섰다.
집에서부터 혜화까지-
우~발이 아프기 시작해서
수지랑 나는 예지 뒤에 서서
꾀를 부렸다.
결국, 혜화까지 부지런히 걷고
서울대 병원 뜰에 앉아
딸아이가 오주에게 선물을 건네주고 오는 동안
답답한 운동화 속에서 발을 빼내어
바람을 쐬어 주었다.
시원했다.
더는 일어서 걸을 생각 하니
암담했다.
혹시나 해서 준비해 간 버스카드와
초록 배추~
갈증이 나서 대학로를 뱅뱅 돌며
팥빙수 먹자고 하더니 안 된다며
텐바이 텐에서 눈요기만 하고
도서관까지 택시로 왔다.
이사 오면서부터
벼르기만 했던 곳을
오늘 레이먼드 커버를 만나고 나서야
절실히 가고 싶어졌으니…
동화 몇 편 적어 둔 걸
빌리려고 들어섰는데…
아는 동생 책이 추천 도서로 붙어 있었다.
반가움에 팜플렛을 들고나오며
그 동생에게 축하한다고
전화라도 해줘야 겠단 생각을 했다.


아동도서는 일찍 문이 닫혀
휘휘 돌다가 박기범의 '엄마와 나'를 찾았다.
돌아서다 반납도서에서 웃는 존 버닝햄의
그림책 이야기도 만났다.
두 권만으로도 좋았고,
스케치할 생각과 읽을 생각으로 행복했다.
딸 아이 책과 더불어 같이 창구에 적고
즐겁게 걸어 올라왔다.
이 책을 반납할 때는 내 회원카드도 만들어야겠다.
8월 포럼 주제도 정해야 하는데…
이번엔 '사색하기'를 미리 보고
빨리 결정하여 공지해야겠다.
늘 헉헉대며 게으름 피웠던 내가
도서관을 나오며 많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다.
.
.
오늘 이청준 선생님의 타계 소식을 들으며
뵙지는 못 했지만 스산했다.
건강의 소중함도 더 느끼게 되었고
'가시는 먼 길-- 꽃길 되소서!'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
오후내~
바람이 심상치 않게 불더니
빗소리가 시원하다.
걷고,
샤워하고,
물마시고,
아! 눈이 감기고 고단하다.
그래도…
느낌이 좋은
오늘에 감사하며--
저 빗소리 들으며
달게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