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함께...
님은 먼 곳에..
cecil-e
2008. 8. 1. 02:04


“니 내 사랑하나”
친구가 이 영화 이야기를 했을 때
그냥 건성으로 흘려들었었다.
늦은 밤에 문득 '님은 먼 곳에'를 들으며
시놉시스를 읽게 되었다.
아침에 전화해서 친구랑 봐야겠단 생각으로
전화를 하고 예매를 하려는데 가까운 곳은 다 매진!
대학로와 명동을 망설이다 명동으로 예매!
친구는
내가 여름 청바지 하나 사야겠다고 한 걸
기억하고 청바지와 내 스타일의 빨간 남방을
선물로 가져왔다.
난 가위로 긴 청바지를 팔부길이로 자르고
둘이 앉아 올을 풀었다.
그리고 예쁘게 여름 바지로 변신한
청바지를 입고 명동에 갔다.
복닥대는 거리에서
먹음직한 떡볶이와 순대볶음으로 간단히 점심해결~
그리고 커피 들고 자리에 앉았다.
.
.

시작부터 수애는
시골 아낙들 앞에 서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나도 어느새 그 자리에 자연스럽게 앉아
그 노래를 듣고 있었다.
.
.
순이의 남편 상길은 순이와 결혼은 했지만
다른 여자를 사랑했었고, 그녀에게서 실연으로
사고를 치고 월남전으로 가게 되는 나약한 인물.
상길을 찾으려고 위문공연단의 가수로 합류해
죽음의 전장인 베트남에 간 순이.
영화를 보면서 사랑도 없는 상길을
왜 저렇게 필사적으로 찾으려고 하는 걸까 싶었지만
감독과 작가는 그 시대의 사랑을 아니, 어머니와 아내,
여자의 삶을 순이의 침묵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흙먼지와 폭탄 총성 속에서도 영화가 따스한 그리움으로
내 가슴에 노니는 것은 정만(정진영)이
상황에 따라 순발력으로 대처하는 카리스마!
위문공연단이 펼치는 코믹한 모습과 노련하지는 않지만
순박하게 순이가 부르는 그 시대의 노래였다.
노래는 그냥 흐르는 것이 아니었다.
'사랑한다고 말할 걸 그랬지~'
영화는 전장 속의 죽음과
순박한 순이가 보여주는 그 시대에
선택할 수 없었던 여자와
어머니들의 사랑!
위문공연단의 무대공연들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게 하지 않았나 싶다.
왜 순이가 필사적으로 상길이를 찾아야하나
순이가 상길이를 좀 더 좋아했던 상황을
설정해주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엔딩장면에서
남편을 만나자마자 뺨을 계속해서 때리고,
순이에게 맞으면서 무릎을 꿇며 주저앉아
우는 상길을 보면서 상길이 순이가 왜 때리는지…
왜 울먹이며 그곳까지 찾아와야 했는지…
이 장면이 오래도록 보여지며 영화가 끝이 나는지…

그것은...
순이의 사랑을…
상길이가 용서를 구하는…
역시~
감동이었다.
.
.
난 걸어나오며 '사랑'에 대해 생각했다.
엔딩이 클로즈업되며
순이가 말하지 못했던 사랑이 노래로 흘러나왔다.
나도 모르게 일어서며
노래를 흥얼대고 있었다.
영화는 내게
걸어나오는 내내 다양한 물음을 건네었다.
그런데…
서로에게 당장 존재와 사랑?
그것을 확인하려고
휴대전화기를 눌러대는 주변의 모습을 보면서
쓸쓸해지는 나도…
나를 돌아보며 내게 물었다.
'지금 저 모습들엔 진실이 얼마나 담아져 있는 걸까?
정말 저것이 사랑일까?'
늦은 시간에 커피를 홀짝이다
순이가 '수지 큐~' 연습하던 장면이 떠올라 킥킥거렸다.
친구가 사준 로또처럼 내일도 쿨렁이는 일상이었으면…
오늘 더위와 북적이는 사람들로 피곤했지만 즐거웠다.
눈이 뻐걱~
이제 난
쿨~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