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cil-e 2008. 7. 31. 02:16



살다보면
전혀 예상치 않았던 일이 생긴다.

오늘이 그랬다.
.


빨간색 실 하나가
파란색 실과 섞여
노란색 실에 묶여 졌다.

.
.


나와 엮인 실타래가
다른 주머니에 넣어져
전혀 다른 곳에 묶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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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스치다 만났던 사람이
TV에 나와 고상한 이야기를 쏟아내고
예상치 않았던 키 작은 화가의 누드 전을 보고
오래전 알던 것처럼 수다를 떨고
아이러니한 풍경에 머물다
생각지도 않았던 미안한 전화와
고마운 전화도 받고
잘 알지는 못하지만
딸아이 성화로 민증들고
땀 흘리며 걸어
국민의 주권을 행사했는데
내가 뽑은 사람은 떨어지고
그분과 약속한 일을 욕심이라
합리화시키며 접고
드라마에 흠뻑 빠져 훌쩍대고
언제나 나의 수다를
들어주고 정리해주는 친구의 명답으로
나는 마음의 키가 또 한 뼘 자랐다.


푸석한 눈 비비며
좋아하는 수애의 노래로
친구가 낮에 보고 싶다는 말을 이제 기억하고
내가 보여줘야겠단 생각을 했다.

오늘 머릿속 계획은 엉망~
그분께 정말 죄송하다.

이 노래 듣다 보니

이 영화!
꼭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