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와 시의 숲...
나에게 당신은 언제나 그리운 사람입니다.
cecil-e
2008. 6. 2. 21:24

오후에 갑자기 비가 왔습니다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피해
뛰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오늘 우산을 갖고 나왔을까?
갑자기 내린 이 비를 잘 피하고 있을까?
비 오는 거리를 보면서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당신은 잊었는지도 모르지만
우리 처음 만난 날도 비가 왔습니다
짙은 회색 점퍼에 달린 모자를 꺼내쓰면서
나에게 우산을 건네줄 때
그 미소를 ...
가슴이 떨린다는 것이
어떤 거란 걸 깨닫게 해준 그 미소를
나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미소를 떠올리다
갑자기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부딪혔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만큼 멍해져 버렸습니다.
이미 당신은 이 세상에 없는데...
아직도 당신과 내가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다니
난 또다시 눈앞이 흐려지는 걸 느껴야만 했습니다.
그리움이란 사람을 얼마나 어리석게 만드는 것인지요
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어리석어 진다고 해도
그리움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을
누구에게 어떻해 설명할 수 있을까요

나에게 당신은 언제나 그리운 사람입니다.
당신은 나에게 언제나 그리움만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