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와 시의 숲...
대신 매를 맞고 / 복효근
cecil-e
2008. 3. 5. 15:02

알고 지내는 사람으로부터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당신은 목에 너무 힘을 준다는 것 알아요?
시인이라 이거지요? 시인이라 이거지요?
마음이 한 움큼 뜯겨나가고
뉘우치고 후회하고 후회하고 뉘우치며 하루가 지나고
또 e-메일이 왔다
-어젯밤 술에 취해 방배동에서 모 시인과 다퉜는데
돌아와 그 시인에게 e-메일을 보낸다는 게
잘 못 배달된 것 같네요. 죄송해서 어쩌지요?
평소 내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면
죄송합니다
나도 답 메일을 이미 보낸 뒤였다
딸아이 피부약을 내 감기약인 줄 알고 먹고서
감기가 나은 적도 있다
대신 매맞고 뉘우친 마음의 자리 푸른 매 자국이 싱싱하다
.
.
- 이문세 노래 모음
시를 위한 시 / 안개꽃 추억으로 / 광화문 연가
내 오랜 그녀 / 이밤에 /가로수 그늘아래서면
붉은 노을 / 기억의 초상 / 끝의 시작
/사랑은 한줄기 햇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