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과 동화세상

엄마 마중...

cecil-e 2007. 12. 18. 12:06
... / 이태준 글, 김동성 그림 /소년한길





추워서 코가 새빨간 아가가
아장아장 전차 정류장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낑' 하고
안전지대로 올라섰습니다.





이내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차장은 '땡땡'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또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이 차장도 '땡땡'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그 다음 전차가 또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오! 엄마를 기다리는 아가구나" 하고

이번 차장은 내려와서,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군데만 가만히 섰거라, 응?"

하고 갔습니다.






아가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 하고,
전차가 와도 다시는 묻지 않고,




코만 새빨개서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이 그림책 '엄마 마중'은
월북작가 이태준의 단편동화에
그림작가 김동성의 서정적이고 따뜻한 그림이 만나
새롭게 탄생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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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거리입니다.
추워서 코가 새빨간 아가가
전차 정류장에서 엄마를 기다립니다.
기다리다 못한 아가는 차장에게
“우리 엄마 안 와요?”라고 묻지만
차장이 알 턱이 있나요.
그 다음 전차, 역시
엄마는 없고 이번 차장 역시
그저 ‘땡땡’ 하면서 지나갑니다.

그 다음 차장은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 군데만 가만히 섰거라, 응?” 하고
친절하게 얘기해 주지만
엄마가 안 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어둑해지는 거리,
이제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 하고
전차가 와도 묻지 않는
아가의 모습에 가슴이 저릿합니다.

게다가 눈까지 내리기 시작합니다.

엄마가 오고 있기는 한 걸까요?

아련한 그리움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가슴에 스며드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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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소개 / 이태준


1904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났습니다.
6세 때인 1909년에 아버지를 여의고,
9세 때인 1912년에 어머니를 잃어
고아로 성장하였습니다.

1924년 휘문고보에 입학하여
습작 활동을 시작하고,
1925년『조선문단』에
「오몽녀」가 입선되면서
본격적으로 문단 활동을 하셨습니다.

김동인·이효석과 함께 미문장의 대표 작가로,
‘한국 단편 소설의 완성자이며,
1930년대의 걸출한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소설가’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소설집
『세 동무』『가마귀』『별은 창마다』
『복덕방』등과 소년 소설「물고기 이약이」
「슬픈 명일 추석」「몰라쟁이 엄마」
「슬퍼하는 나무」등이 있습니다.

그의 소년 소설 대부분은 잡지『어린이』에
발표한 것으로,『돌다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1946년 월북하였습니다.


- 작가 소개 / 김동성


1970년에 부산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림을 맡아 펴 낸 어린이 책으로『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
『안내견 탄실이』『북치는 곰과 이주홍 동화나라』
『비나리 달이네 집』『하늘길』『메아리』
『빛나는 어린이 문학』시리즈가 있고,
영문판 한국 전래동화집『Long Long Time Ago』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