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와 시의 숲...

눈이 부신 오후가 되면 ..

cecil-e 2007. 12. 7. 00:06



당신이 사방에 서서
눈이 부신 오후가 되면

나는 머리를 자르고 싶어요

지난 가을 찬바람 불 때
낙엽과 함께 묻어버린 눈빛

그때부터 나의 동면은 시작되었건만
오늘 당신 앞에 다시 살아나

헝크러진 머리채 잘라버리고

처음인 듯 조용히 기대어
울고 싶은 건
무슨 일인가요

사랑이란 장애를 만났을 때
더욱 무성히 자라는 법이지만

오늘 긴 머리채 잘라버리고
다시 불같이 사랑하고 싶은 것은
이 무슨 찬란한 망발인가요


... 문 정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