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함께...
'아버지와 딸' ...
cecil-e
2006. 12. 11. 12:31
마이클 두덕 드 비트 감독 : 아버지와 딸
처음과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 아코디언 연주는
Iosif Ivanovich 의 Valurile Dunarii(The Danube Waves) 일거라고 합니다.
2001년 안시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는 '아빠와 딸'
자전거벨소리..
아코디온...
갈매기...
삶의 굴레을 암시 하듯 돌아가는 자전거 바퀴살...
푸른 물결이 흐르는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노라면
담담한 수묵화 너머로
잔잔히 눈물이 고여든다.
못내 아쉬운 듯 어린 딸을 꼭 안아주고 떠나간 아버지,
매년 그 바닷가로 찾아와
먼바다 끝으로부터 돌아올 아버지를 기다리는 소녀.
그 세월 사이로 비가 오고 눈이 내리며
소녀는 어른이 되어 가고.
학창시절의 친구들과,
결혼한 뒤의 가족과 함께 바라보는
바다는 언제나 말이 없으나,
그 너머에는 언제나 아버지가 있을 것이라는...
마침내
오랜 기다림의 할머니가 되어
뭍이 되어버린 바닷가로 내려서니
아버지가 타고 떠났을 것 같은 배가 난파되어 뭍에 꽂혀있었네.
그리도 기다리던 아비의 품인 듯 배에
기대어 고요히 잠드는 그녀는 슬며시 다가오는 죽음과 함께
다시금 처녀가 되고 돌아온
아버지의 품으로 안겨든다.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바다와 소녀를 보며 생각한다.
어찌 기다림이 고통이기만 할까?
그것은
나를 키워주는 토양이며
물이며
햇살일 수도 ...
*앙시, 자그레브, 히로시마, 끌레르몽-페랑, 아카데미 단편애니 부분(헉헉..) 등
알만한 유명 애니 영화제를 모조리 싹쓸이한 +-- 작품입니다.
이 애니를 만든 Michael Dudok de Wit 라는 감독은
네덜란드 출신의 감독이지만
동양의 수묵화가 연상되는 '여백의 미'를
너무나 아름답게 표현하는 감독이죠.
내용 역시, 가슴을 살짝 적시는..
너무 건조하지도, 너무 지나치지도 않은 감동을 줍니다.
어린 딸을 꼬옥 한번 안아주고
바다로 떠난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딸은 아버지가 떠나버린 바닷가에
자전거를 타고 다시 찾아옵니다.
소녀가 자라서 아가씨가 되고,
결혼을 하고,
노인이 되어서도 매번 그 공간을 다시 찾죠.
단지 거기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아버지를 느낄 수 있는 듯 물끄러미 바라보다 돌아갑니다.
어느 이가 곁에 없어도..
기억의 공간과 가슴에 남은 흔적.
아름다운 화면,
따뜻하면서도 아픈 내용,
치밀한 음악구성 등 어느 하나 뺄 구석이 없이
조목조목 기쁨을 안겨주는 이 애니는
목탄으로 만든 8분짜리 작품은
5년이나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_@!
브라질과 일본에서 DVD로 출시되어 있습니다.
전편에 아코디언 연주곡으로 흐르는
'사의 찬미'라는 노래.
아코디언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참 아프게 한다.
'사의 찬미'의 원곡은
루마니아의 작곡가 이바노비치의 '다뉴브강의 잔물결'이다.
'마이클 두덕 드 비트' 감독에게 경배를.
이바노비치는 루마니아 출신의 작곡가로,
1845년에 유명한 군악대장으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행진곡과 왈츠곡 등의 많은 작 품을 쓴 작곡가로서도 유명하다.
특히 그는 왈츠 작곡가로 이름을 떨쳤다.
'다뉴브 강의 잔물결'은 그의 나이 35세 때인
1880년에 작곡한 것으로, 그의 대표적인 왈츠 곡이다.
잔잔한 물결같은 4개 부분의 왈츠로 만들어진 이 곡은
아침에 활기차게 감상하는 곡이란다
(하지만 정녕 '아침'에 감상하 기에 좋은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다뉴브강은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강(2,850km)이며
독일 남부에서부터 8개국을 돌아
흑해로 들어가는 강이고 영어로는 다뉴브강,
독일어로는 도나우강 등으로 불려진다.
마이클 두독 데비트의 전작으로는 청소부 톰(Tom sweep),
수도사와 물고기(The Monk and the Fish)
같은 작품이 있는데
앞선 작품과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점은
공간의 활용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아버지와 딸에서도 보이지만 작가는
인물은 작게, 배경은 크게 보여주는 롱쇼트를
대부분 이용하면서
공간이 크게 보일수 있는
입체적인 배경의 형태로 씬을 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작품을 보는 내내
캐릭터의 얼굴 표정조차 볼수 없는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넓은 공간을 한눈에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또한 세세하게 표현된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전작에서 부터 움직임에
대한 작가의 재해석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수 있게한다.
페스티벌에서 상영이 끝났을 때,
작품이 끝나자 그야말로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옆에 앉았던 일본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손이 부서지도록 박수를 칠 정도였다.
...여러곳에서 발췌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