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와 시의 숲...
오늘 하루...
cecil-e
2006. 11. 29. 07:57

오늘 하루가 너무 길어서
나는 잠시 나를 내려놓았다.
어디서 너마저도 너를 내려놓았느냐
그렇게 했느냐
귀뚜라미처럼 찌르륵대는 밤
아무도 그립지 않다고 거짓말하면서
그 거짓말로 나는 나를 지킨다.
...천양희

오늘은 서로 바라보며 웃기만 하는 날이라고
그대는 웃으며 말한다
나는 그대의 웃음 뒤에서
웃지 않는 그대의 쓰러진 자정을 본다
흐린 창으로 보이는 저 무거운 하늘이
잠깐잠깐 말을 잊는 것을
곧 흩어질 비의 가쁜 숨소리를 기차표와
다시 바람부는 그대의 비워진 들판에
펄럭이는 지친 머리카락과 입술을 본다
웃음만으로 살아있는 그대
나는 그대의 웃음을 보며 집을 짓는다
...강변에서의 느린 보행 / 이창기